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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자기 결함의 결과

by 마음 알약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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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헛이 수치심을 주로 과대적 자기가 인정과 지지를 잘 받지 못했을 때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보고 있는데 그는 자기의 이상화된 부모 원상의 발달 측면에서는 굳이 특정하게 수치심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사실상 코헛은 수치심에 관한 그이 초기 논문에서 수치심과 자아 이상의 관계를 논했으며 자아가 자기애적 요구에 대해 적절한 조절을 하지 못했을 때 수치심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후 그의 연구에서 코헛은 자아 이상이라는 개념을 포기하였고 수치심을 자아 이상의 실패가 아닌 자기대상의 실패로 인한 자기의 결함과 관련시켰다. 이는 아마도 코헛이 우선으로 관심을 가졌던 과제가 자기의 심리적 기능의 이해와 회복이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코헛이 자기의 수치심 이론에서 이상적 자기와 관련하여 이상화된 부모 원상의 발달적 결핍에 관해서 특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수치심에 대한 코헛의 초점은 자기와 이상화 자기대상 간의 관계에 있어서 역시 자기대상 기능에 대한 자기의 내적 경험의 결핍을 전제하고 있다. 코헛이 말하는 자기애의 두 형태는 유아가 생의 초기에 가졌고 경험했던 완전하고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고 회복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그 첫 번째가 과대적 자기를 통해서 자기의 완벽함과 위대함이 지지받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고, 두 번째가 부모의 원상을 이상화함으로써 자기의 완벽함과 위대함을 완벽한 대상에게 부여하여 융합하는 것을 통해 자기의 완벽함을 회복하려 하는 것이다. 수치심이 자기애의 본래 상태로의 회복을 위한 자기애적 욕구가 거절되거나 반영되지 못함에서 비롯되는 자기애적 상처 즉 자기의 결함에 대한 주체적인 자기감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과대적 자기의 욕구뿐만이 아니라 이상화 욕구에 대한 실패의 경험에서도 수치심이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코헛의 수치심 연구와 관련하여 수치심과 자기애에 대해서 역시 관심을 가졌던 모리슨은 이상적 자기의 발달이 수치심 경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다. 모리슨은 수치심이 과대적 자기의 필요와 관련한 반응으로만 나타나는 코헛의 도식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았고 수치심이 이상적 자기의 실패와도 역시 연관이 있다고 주목했다. 모리슨의 이러한 주장은 코헛의 발달이론에서 말하고 있는 이중 축 자기의 발달의 보상적 구조에 따른다. 코헛에 따르면 유아의 건강하고 응집력 있는 자기가 발달하는 데에는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고 있다. 즉 만일 자기구조를 이루고 있는 한 축의 자기의 발달에 지장을 받아서 그 축의 자기가 성공적으로 발달하지 않으면 나머지 다른 한 축의 발달을 강화함으로써 먼저 축에서의 자기의 약함과 결함을 보상하려는 시도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자기의 회복을 위한 코헛의 이러한 이론적 틀 안에서 첫 번째 발달의 기회는 대체로 아이의 과시적-과대적 자기를 공감적으로 반영해주는 (일반적으로 엄마의) 거울 자기대상 기능으로 먼저 나타난다. 그다음 두 번째 기회는 아이의 이상화를 허용해주고 기꺼이 그것과 융합하는 (일반적으로 아빠의) 이상화 자기대상 기능으로 나중에 발달한다. 첫 번째 만나는 발달과정에서 과대적 자기가 거울 자기대상의 공감적 실패로 인해서 잘 발달하지 않으면 이번에는 이상화 자기대상의 공감적 반응에 의해서 과대적 자기의 실패를 잘 견딜 수 있는 발달의 형태와 구조가 제공될 수 있다. 즉 간단히 말해서 엄마(부모 혹은 일차적 돌봄을 제공하는 대상)의 자기대상 기능이 유아의 응집력 있는 핵자기를 구축하게 하는 것이 실패했다면 이제는 아빠(부모 혹은 일차적 돌봄을 제공하는 또 다른 대상)가 대신 그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자기 발달의 보상적 구조는 이렇게 해서 이뤄지며 결국 자기 발달의 실패는 두 가지 자기대상 모두의 공감적 실패를 통해서 두 번의 발달 기회 모두를 잃었을 때 결과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수치심은 자기 실패에 대한 두 번째 반응으로서 자기 발달의 보상구조 실패에서 기인한다고 모리슨은 주장한다. 코헛의 도식대로 첫 번째 과대적 자기의 실패가 두 번째 이상적 자기를 발달시킴으로써 보상된다면 이상적 자기의 추구를 통해서 과대적 자기의 실패로 인하여 가지게 된 자기의 결함이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치심은 자기의 보상구조 안에서 두 번째의 이상화 자기의 실패로 나타나며 이는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자기대상 모두의 실패로 인한 자기대상 욕구를 내포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모리슨은 수치심이 이상적 목표를 이루는 데 실패한 것에 대한 반응, 즉 이상적 자기에서의 결함에 대한 반응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코헛의 보상구조 안에서 그 두 번의 발달 경험이 반드시 순차적이고 연속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코헛의 경우처럼 수치심을 과대적 자기에 관련해서만 이해할 수는 없다고 해서 모리슨의 논의에서처럼 수치심이 반드시 이상화 자기의 실패에서 나온다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 따라서 논자가 보기에 수치심은 거울 자기대상과 이상화 자기대상 각각 이거나 혹은 둘 다의 공감적 실패와 관련하며 결과적으로 과대적 자기와 이상화 자기 각각 혹은 둘 다의 실패 역시 자기 결함을 수치심 안에서 경험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 덧붙여 코헛의 보상구조를 통한 수치심의 논의에 있어서 우리는 코헛이 처음에 개념화했던 이중 축 자기 발달의 보상적 구조 안에 놓여있는 두 축의 자기의 개념의 확장에 대하여 다시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코헛은 처음에는 자기구조를 이루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이 두 축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영역과 함께) 이중 축의 자기를 제시했으나 이후에 쌍둥이 자기대상의 개념을 추가함으로써 자기를 이루는 보다 구체적인 세 영역 (반영된 포부, 이상화된 목표, 타인들과 같다는 소속감) 들로 자기의 구축을 설명하고 있다. 코헛이 나중에 추가하게 된 쌍둥이 자기대상의 기능을 포함하게 될 때 코헛이 말하는 자기 발달의 보상구조에 따라서 정확히 말하면, 응집적 자기를 구축하는 데에는 사실상 세 번의 기회가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자기를 이루는 어떤 한 영역의 발달에 일차적 결핍이 생기게 되면 그것은 자기를 구성하는 다른 두 영역 중 어느 하나를 강화하여 발달시킴으로써 그 결핍을 보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자기애적 장애는 세 가지 자기대상의 기능 중에서 적어도 두 가지 기능들의 외상적 실패로 인해서 자기구조의 세 영역 중 적어도 두 영역의 발달이 잘 이뤄지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즉 과대적 자기의 영역에서의 발달적 결핍은 이상화 자기대상 혹은 쌍둥이 자기대상의 기능을 통해서 보상될 수 있고 또한 이상화된 부모 원상의 발달적 결핍은 거울 자기대상이나 쌍둥이 자기대상의 기능을 통해서 역시 보상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치심과 관련하여 코헛이 주로 관심을 가지는 과대적 자기의 발달적 결핍과 모리슨이 초점을 둔 이상적 자기의 실패를 넘어서서, 수치심 안에서 경험되는 자기구조의 결핍으로 인한 자기의 결함은 충족되지 못한 자기의 거울 자기대상 욕구, 이상화 자기대상 욕구, 쌍둥이 자기대상 욕구 모두와 관련이 있게 된다. 즉 수치심은 첫째, 자신을 알아주고 이해해주고 인정받기를 바라는 과대적 자기의 자기애적 욕구의 좌절로 인한 자기애적 상처에서 온다. 거울 자기대상으로 기능하는 부모가 자신이 대단하고 완벽하다고 느끼는 유아의 과대성과 과시성을 거울처럼 공감적으로 반영해 주고 지지해 주지 못하게 되면, 유아는 자신의 욕구에 대한 좌절과 실패를 통해 표현되지 못한 과대적 자기에게 몰두하는 과도한 자기의식에 비현실적으로 사로잡히게 되어 낮은 자존감과 함께 수치심이 경험되는 것이다. 둘째로 수치심은 대상을 이상화함으로써 안심하고 보호받고 싶은 이상화 자기대상의 욕구가 잘 충족되지 못했을 때 비롯되는 자기애적 상처로부터 생길 수 있다. 유아는 자신이 흠모하고 이상화하는 부모의 전능함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험을 통해서 자기의 완전함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데 부모가 그러한 이상화 자기대상의 공감적 역할로 잘 기능해 주지 못할 때, 유아는 자신의 이상과 가치의 기준이 되는 대상으로부터의 좌절과 소외를 경험함으로써 스스로 자기의 긴장을 조절하지 못하고 안정시킬 수 없는 자신의 무력감 안에서 자존감은 상실되고 수치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셋째로 수치심은 또한 자신을 지지하고 이해해주는 대상과 본질적으로 유사하다는 느낌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유아의 쌍둥이 자기애적 욕구가 거부되고 무시되어 자기애적 상처로 고통당하게 될 때 경험될 수 있다. 유아가 부모를 자기와 닮아있거나 자기와 일치시키려는 대상으로 경험하기를 원하는 욕구를 부모가 쌍둥이 자기대상의 기능을 통해서 공감적으로 허용해주고 채워주지 못하면 유아는 자기의 안도감이나 소속감 혹은 참여감을 얻지 못하게 되고 이에 따라 가지는 불안감과 자신의 부적절함은 수치심으로 남게 된다. 이처럼 각각의 자기애적 상처를 가진 이들은 수치심에 있어서 특별히 취약한데 이는 바로 수치심이 자기애적 자기의 심리 내적 결함으로부터 경험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치심의 경험은 응집력 있는 자기의 발달을 방해하고 건강한 자존감의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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